넥스트 리터러시 리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FOCUS / 관점 Perspective 1

기자와 작가의 경계

Site as: 이시도 사토루 (2022). “기자와 작가의 경계”, 넥스트리터러시리뷰(NXR) 제1호 특집 관점1, http://www.nextliterac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07
  • 입력 2022.07.08 14:45
  • 수정 2022.07.13 14:25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마르케스 Gabriel Garcia=Marquez가 가짜 뉴스의 본질을 관통하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 “코끼리가 하늘을 날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가 “4,257마리의 코끼리가 하늘을 날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조금은 믿어줄 지도 모릅니다” (가르시아=마르케스 ‘상상력의 다이나미즘’ <스바루> 1981년 4월호, 편집자 주: <스바루>는 일본의 출판사 슈에샤가 발행하는 문학계간지)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명작 <백년의 고독>을 쓴 작가로 유명한 그는 원래 저널리스트였다. 만약 그가 저널리즘의 방법론을 몰랐다면, 그의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 ‘마술적인 리얼리즘’이 구현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인간이 허공에 떠오른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몇 센티미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떠오르는가, 떠오르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라는 등의 디테일을 세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세련된 리얼리티를 구축한다. 

 저널리스트였던 시절에 그가 쓴 르포르타주 기사도 ‘마술적인 리얼리즘’과 근접한 현실감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58년 6월 6일 말라붙은 카라카스’ (<행복한 무명시절>, 편집자 주: 가르시아=마르케스가 저널리스트였던 시절에 쓴 르포르타주 기사집으로 1991년에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다.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이 르포르타주는 서두에 ‘만약 내일 비가 온다면 이 기사는 거짓말이다. 6월이 되어도 아직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읽어 주시길’ 이라는 정중한 충고를 싣고 있다. 

말하자면, 르포르타주라고 포장했지만 실은 그 자체로 ‘픽션’, 가짜뉴스인 것이다. 그가 이 기사를 쓴 의도는 물이 모자라는 도시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물 부족의 문제를 가시화하고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경고를 하는 것이었다. 공공 행정을 비판한다는 목적에 의해서 그의 ‘가짜 뉴스’가 정당화된 것인데, 절대로 팩트를 ‘창작’해서는 안 된다는 저널리즘의 직접 윤리에 저촉되는 위험한 도전이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가르시아=마르케스는 이 시점에서 철저하게 디테일에 집중함으로써 그 현장을 압도적인 리얼리티로 그려내는 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pexels

 

픽션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저널리즘의 수법이다. 그 방법론을 악용한다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듯한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아주 잘 만들어진 ‘가짜 뉴스’일수록 디테일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뉴스 작성의 방법론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그런 뉴스는 프로인 기자의 눈, 소위 일류로 분류되는 최고의 저널리스트조차 속일 수 있다. 저널리즘의 역사 속에 기록된 ‘가짜 뉴스’라면,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던 ‘지미의 세계’를 들 수 있다. 

1980년, 재닛 쿡 (Janet Cooke)에 의한 혼신의 현장 르뽀로 ‘지미의 세계’는 공개되었다. 워싱턴에 있는 흑인 거주 지역에는 사는 8세의 소년 지미. 그는 엄마의 지인에게 얻은 헤로인을 맞아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디테일을 풍부하게 묘사하면서, 미국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통렬하게 고발한 기사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어떻게 해서든지 지미를 구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리고 1981년 미국의 저널리스트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최고봉의 상 ‘퓰리처 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조사 결과, 지미라는 소년은 가공의 인물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퓰리처 상을 반환하고, 쿡은 기자직을 그만두었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일까.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가 공표되었다. 

워싱턴 포스트에는 미국의 저널리즘의 대표하는 고전 <대통령의 음모>를 쓴 편집국 차장 밥 우드워드 (Bob Woodward)가 있었다. 그는 출고되기 전에 쿡의 원고를 읽었지만, 가짜뉴스라는 점을 전혀 꿰뚫어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이렇게 쓰면 더 정제된 기사가 될 것이라며 이것저것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그녀가 수정해 온 기사를 읽고 감탄했다는 증언을 남겼다. ‘8살짜리 어린 아이가 마약쟁이가 되었다’라고 말하면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적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어떤 아이이고, 어디에 살며, 어떤 루트를 통해 헤로인을 손에 넣었으며, 어떻게 맞았는지 등등이 상세하게 쓰여진 기사를 보면, 많은 사람이 진짜라고 믿는 것이다. 가르시아=마르케스의 방법과 동일한 발상이다. 

가짜뉴스는 디테일 속에 있다. 뉴스의 방법론을 악용하면, 헛소문도 거짓 정보도 자유자재로 발신할 수 있다. 일본의 대표하는 논픽션을 발표한 작가 사와키 코타로 (沢木耕太郎)는, 소설가와 저널리스트의 경계에 대해 이렇게 정리한다. ‘소설가든, 저널리스트이든, 현장에서 팩트를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밖에 없다. 체험, 취재, 그리고 상상력. 저널리스트는 이 중에 세번째 상상력에 대해서는 제한이 있다. ‘자의적으로 현장을 창작하거나, 팩트를 변형시켜서는 안 된다는 윤리’가 유일하게 소설가와 저널리스트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이 기준은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윤리라는 개념으로 구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애매하고 취약하다. 누구나 이 기준을 어기고 가짜 뉴스의 발신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의 저널리즘은, 이 취약함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 위에서 확고한 윤리에 기반한 뉴스를 계속적으로 내보내는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것. 그 곳에 뉴스의 미래가 있다.
 

記者と作家の境界線ᅠ

ノーベル文学賞を受賞した作家、ガブリエル・ガルシア=マルケスは現代のフェイクニュース問題の本質を捉えた言葉を残している。

「たとえば、象が空を飛んでいると言っても、ひとは信じてはくれないだろう。しかし、4257頭の象が空を飛んでいると言えば、信じてもらえるかもしれない」(ガルシア=マルケス「想像力のダイナミズム」『すばる』1981年4月号)

彼は20世紀の世界文学を代表する名作『百年の孤独』を書き上げたことで知られている小説家であり、元ジャーナリストでもあった。彼の特徴でもある「魔術的リアリズム」は、もし彼がジャーナリズムの方法論を知らなければ、ここまで洗練された手法にならなかったかもしれない。人が宙に浮かぶというおよそ現実には起きないようなことも、第三者の視点から何センチ、どのように浮くのか、そこには何があったのかといったディテールを描きこめばリアリティを獲得する。

彼のジャーナリスト時代にも魔術的リアリズムに接近したルポルタージュがある。それが「1958年6月6日 干上がったカラカス」(『幸福な無名時代』ちくま文庫)だ。このルポは、冒頭にわざわざ「もしあした雨が降ったら、このルポルタージュは嘘だったということになる。六月に入ってまだ雨が降らなかったら読んでみること」と丁寧な忠告がついている。

つまり、ルポと称してはいるが、実はルポそのものが「フィクション」、フェイクなのだ。彼の意図は水がなくなった街の未来をシミュレーションすることによって、渇水問題を可視化し、対策を促すというところにあった。行政への批判という目的によって彼のフェイクルポは正当化されているが、ファクトの「創作」を禁じられているジャーナリズムの職業倫理に抵触しかねないかなり危うい挑戦だ。注目すべきは、ガルシア=マルケスがこの時点でディテールの積み上げという手法を惜しみなく使ってシーンを描き、圧倒的なリアリティを獲得していることにある。

彼が編み出したフィクションにリアリティを与えるジャーナリズムの手法をそのまま悪用すれば、より確からしいフェイクニュースを作ることもできる。よくできた「フェイクニュース」ほど、ディティールを書き込むというニュースの方法論をうまく使う。それはプロの目、それも一流のプロの目をも騙す。ニュースの歴史に残る「フェイクニュース」と言えば、アメリカを代表する新聞・ワシントン・ポストによる「ジミーの世界」である。

1980年、ジャネット・クックによる渾身の現場レポートとして、「ジミーの世界」は世に送り出された。それはこんなニュースだった。ワシントンにある黒人居住区に8歳の少年ジミーが住んでいる。彼は母親の知り合いから手に入れたヘロインを打っていて、8歳という子供が麻薬中毒になってしまった。ディテールをふんだんに盛り込み、アメリカの暗部を告発したレポートは大反響を呼び、何としてもジミーを救出しなければならないと世論も盛り上がった。そして、1981年、アメリカの記者ならば誰もが憧れる最高峰の賞「ピュリツァー賞」を受賞した。ところが、である。

調査の結果、ジミーは架空の少年で、そんな人はどこにもいなかったことがア明らかになった。ワシントン・ポストはピュリツァー賞を返上し、クックは職を辞した。なぜこのような事態になったのか。同紙は徹底的な調査をもとにした報告書を公表するに至った。

ワシントン・ポストにはアメリカ・ジャーナリズムを代表する古典的名作『大統領の陰謀』を記した編集局次長ボブ・ウッドワードがいた。彼もクックの原稿を発表前に読んでいたのだが、フェイクニュースを見抜くどころか、もっとよく整えられると指示を出し、彼女が書き直してきた記事を読んで感心したと証言を残していている。「8歳の男の子が麻薬ジャンキーになった」と言っても信じてくれる人は少ないかもしれない。だけど、どんな男の子でどこに住んでいて、どのようなルートで手に入れたヘロインを、どのように打つのかまで書かれたらリアルにいるかもしれないと思ってしまう。「フェイクニュース」の根底にあるのは、ガルシア=マルケスの方法と同じ発想だ。

フェイクはディテールに宿る。ニュースの方法を悪用していけば、本当らしいデマもそれらしい情報も自由自在に発信することができる。

日本を代表するノンフィクションをいくつも発表した作家・沢木耕太郎は、かつて小説家とジャーナリズムの境界についてこう整理した。小説家であれジャーナリストであれ、シーンを手にいれる方法は三つしかない。体験 、取材、想像力だ。ジャーナリストはこのうち三番目の想像力にのみ制限をかけられる。「自分の恣意によってシーンを創作し、あるいは変形してはならないという事実に対する倫理」が小説家とジャーナリストを分ける一線である、と。

その一線は、フィクションとノンフィクションの一線でもある。もとより倫理でしか引くことができないほどに薄く、そして、もろい。誰もが一線を超えて、フェイクニュースの発信者になりうる時代のジャーナリズムに必要なのは、このもろさを自覚することだろう。その上で、確固たる倫理をベースにしたニュースを継続的に発信する競争を加速させることだ。ここにニュースの未来が宿っている。

저작권자 © 넥스트 리터러시 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이 보면 좋은 주제
VIEW MORE
 Back to top